※ 원래 하루 단위로 쓰려고 했는데 분량이 너무 길어져서 26일은 부득이하게 나눠서 쓰도록 하겠습니다.

날씨는 아주 맑고 화창했다. 강수확률이 40%라길래 걱정했는데 다행이었다.
전날 버스를 타고 내렸던 도로가 아니라 좀더 큰 도로쪽으로 걸어갔다.

중간중간 아무런 예고도 없이 지장보살이 불쑥 나타났다. 한국에서는 보기 힘든 광경이라 신기했다.

첫날부터 시내 곳곳에서 볼 수 있었던 포스터. 우리 셋 모두 오른쪽 사람을 보며 '유재석 닮았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알고보니 여성분이신 것 같았다. 근데 정말 멀리서 얼핏 보면 유재석과 꼭 닮았다(...)
아침을 못먹어 배고픈 불쌍한 짐승 임기간이 끊임없이 배고프다며 징징댔다.

버스를 기다리며. 날씨가 참 화창했다.
교토 시내버스 1일권으로는 추가요금이 붙기 때문에 ICOCA를 이용하려 했으나 ICOCA는 사용할 수 없다고 하여 어쩔 수 없이 추가요금을 내고 교토 시내버스 1일권을 이용했다. 추가요금으로 220엔이나 더 들었다.


버스를 타고 시간이 꽤 지났을 즈음 우리가 하차할 노노미야 신사 정류장에 도착했다.
정류장 근처는 아직 오전 시간이어서 그런지 꽤 한산했다. 차도가 좁아 어쩐지 아담한 느낌이었다. 인력거가 보이는 쪽의 골목으로 들어가면 바로 대나무숲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미자는 무언가의 잎으로 쌓여진 약밥 비슷한 것을 사먹었다. 200엔이었는데 나름 양이 괜찮았고 속에는 고기 덩어리도 두 세조각 들어있어서 경단보다 괜찮아 보였다.


지난번에 대나무숲에 왔을 때는 해가 완전히 저문 뒤여서 스산한 분위기라는 인상밖에 없었다.(그 분위기를 즐기기는 했지만) 맑은 날씨에 들어온 대나무숲은 스산하다기보단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였다. 중간중간 앉을 의자가 있었다면 의자에 앉아 잠시 대나무숲을 멍하니 바라보며 시간을 보냈을텐데.

대나무숲을 따라 걷다보니 노노미야 신사가 나왔다. 노노미야 신사는 규모가 작음에도 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신사에 있는 사람들 중 50%는 한국인인 것 같았다.(그도 그럴게 한국인 단체 패키지 여행객들이 있었다.)

구석에 여우 조각들도 있었다. 나중에 후시미이나리에 갈 예정이었지만 하얀 여우와 빨간 토리이의 조합은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한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곳인지 한글로 쓰여진 에마를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노노미야 신사를 나와 다시 대나무숲 길을 따라가다 보니 맞은편에서 유치원생들이 인솔자를 따라 줄지어 이동하고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나 귀여워서 사진을 찍고 싶었는데 대놓고 찍자니 멋쩍어서 다른곳을 찍는척 하며 사진을 찍었다.
대나무숲을 따라 가다보면 텐류지의 후문(정도의 느낌이다.)이 나온다.


텐류지는 넓고 한적했다.(사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아라시야마가 대체로 한적했던 것 같다.) 잔디밭이나 돌길, 나무 등이 잘 가꾸어져 있었고 화창한 날씨가 더해져 굉장히 좋은 그림이 나왔다. 공원을 산책하는 기분으로 발길 가는대로 산책을 했다.

어쩐지 개구리상 근처엔 동전이 잔뜩 떨어져 있었다.





임기간이 죠죠서기를 하고 있다. 사실 이번엔 내가 부추겼다.



본당에서 호수쪽을 바라보는 것도 멋있고, 반대편에서 호수를 끼고 본당을 바라보는 것도 멋있다.
마지막 사진이 개인적으로 꼽는 텐류지에서 찍은 사진 BEST.


우리는 후문으로 들어와서 정문으로 나가는 순서였기 때문에 돌정원을 가장 마지막에 봤다.
사진을 정리하다가 깨달은 사실인데 본당을 찍은 사진이 굉장히 적었다. 아마 당시 경치에 반해 경치 사진만 주구장창 찍어대느라 상대적으로 심심한 건물 사진은 소홀했던 것 같다.

본당을 나와 입구로 가는 길에도 이것저것 찍을만한 그림들이 나왔다.
텐류지에서의 시간은 정말 좋았다. 날씨가 좋을 때 와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다. 자연경관을 잘 꾸며놓았고 산책로도 잘 정돈되어 있는데다 관광객이 적은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조용했다. 꽃이 핀 다음에 오면 극락이겠구나-라는 생각을 했는데 본당을 나오며 본 사계절 사진을 보니 언제 와도 좋을 것 같았다.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직접 거닐어 보는 것이 훨씬 더 좋은 곳이다. 아라시야마에 갈 예정인 분들에게는 꼭 한 번 가보라고 권하고 싶다.

굳 텐류지.

미리 점찍어두었던 식당이 문을 열지 않았다. 근처의 다른 식당들의 쇼윈도를 보다가 바로 옆에 있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메뉴판에 사진이 없어 곤란했다. 나와 미자는 밖으로 나가 쇼윈도를 보고 메뉴를 골랐는데 정작 고른 메뉴를 어떻게 읽는지 몰라 고른 메뉴를 사진으로 찍고 생쇼를 했다.

미자가 고른 두부요리

임기간이 고른 덴푸라 소바세트

내가 고른 덴푸라 우동세트.
뭐.. 엄밀히 말하면 임기간와 나의 메뉴는 좀 다른 메뉴이긴 한데 대충 넘기자.

맛있었다.
밥을 먹고 기요미즈데라로 가기 위한 교통편을 확인했다. 10여분을 기다려야 한다고 하길래 근처 가게나 아라시야마역(텐류지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이 JR 아라시야마 역이었다.)을 둘러보는데 우리가 탈 버스가 휙 지나갔다. 시간표를 확인한 임기간을 추궁하니 시간표 상으로는 이미 지나갔어야 할 버스가 이제 온거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역 근처에서 파는 롤케익을 사고 싶었는데 어차피 오사카에서 유명한 롤케익집에 갈 거라며 만류했다.
(미리 말하자면 결국 오사카에서 그 케익집에는 가지 못했다.)
어영부영 시간을 보내다 버스를 타고 기요미즈데라로 향했다.
덧글
사진은 제가 잘 찍는다기보단 찍히는 곳이 워낙 멋지다보니.. ㅋㅋ